[포토인북] 곡성 서봉마을 아이들의 시와 그림 『혼자 먹는 메론빵』

2020-03-24     김승일 기자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내가/슈퍼에서 사는 것/쌍쌍바/아맛나/메로나/그리고/감기”(「슈퍼」 이현서, 4학년) 
“동생은 귀엽다/무슨 잘못을 해도/귀엽다/울어도 귀엽고 화날 때도/귀엽다//근데 사실 나는/ 외동아들이다.” (「동생」 강주원, 4학년)

심심산골의 작은 마을, 곡성 서봉 마을의 아이들이 길작은도서관 김선자 관장의 시 수업에 참여해 쓴 시들이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담겨 있다. 『잘 보이고 싶은 날』에 이은 곡성 아이들의 두 번째 시집이다.  

1부와 2부에서는 아이들의 학교생활, 관계, 감정에 관한 시를 모았으며, 3부와 4부에서는 사물과 동물, 5부와 6부에서는 자연을 주제로 한 시를 담았다. 

화려한 수사가 없지만 군더더기도 없는 심심한 표현에 재치 있는 상상력이 녹아있으며 때로는 흐뭇한 여운과 감동을 전한다. 어떤 시들은 독자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김선자 관장의 표현대로 “방바닥에 누워 핸드폰 게임 하다가 때때로 할머니들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고 입을 삐죽삐죽하는 아이들이 오디나무에도 올라가 보고 대나무 작대기를 들고 우르르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마당에서 햇살에 까맣게 익도록 뛰어다니는 곳”의 아이들을 만나보자.  

『혼자 먹는 메론빵』
이현서 외 29명 시·김하랑 외 10명 그림│북극곰 펴냄│160쪽│1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