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행복을 찾는 심폐소생술 『1cm 다이빙』

2020-03-02     김승일 기자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까마득한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다이빙은 공포를 불러오지만, 계곡이나 바다에 놀러 가서 물속으로 첨벙 뛰어드는 낮은 높이의 다이빙은 당신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책의 제목은 ‘1cm 다이빙’, 계곡도, 바다도, 아닌 1cm라는 낮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이지만, 어쨌든 다이빙은 다이빙이다. 이 책의 두 작가는 고통의 연속인 듯한 일상에서 미약하지만 짜릿한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 1cm 다이빙들, 1cm만큼 작다고 할 수 있는 행복들을 찾는다. 작더라도 어쨌든 행복은 행복이니 말이다. 

두 작가는 가령 30초 안에 기분이 좋아져야 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스마트폰의 자리를 밀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혹은 귀찮아서 미뤄둔 것이 있는가,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풍경이나 추억이 있는가 등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적어나간다. 글마다 피식 웃게 하는 유머감각이 담겨 있다. 

그러나 1cm 다이빙의 분위기는 마냥 밝지만은 않다. 두 작가는 털어놓음으로써 해방감을 줄 수 있는, 버림으로써 행복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어떤 행복은 버려야만 찾아오기 때문이다. 가볍지만 따듯한 문장들이 독자를 보듬는다. 

책을 읽으며 독자는 어느 순간부터 1cm 다이빙의 제삼의 멤버가 된다. 실제로 두 작가는 글의 말미에 독자를 위한 칸을 비워둬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끔 하는데, 독자에게 자신만의 1cm 다이빙 장소를 찾게 하기 위함이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독자들에게 행복의 심폐소생술을 하는 책이다.  

『1cm 다이빙』
태수·문정 지음│피카 펴냄│248쪽│1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