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세상과 자신에게 당당하게 맞서는 여성의 힘 『작은 아씨들』

2020-01-28     전진호 기자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그날 네 자매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아침 식사 시간을 보냈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자신들의 먹을 것을 불쌍한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배고픈 채 돌아선 이 네 자매, 겨우 빵과 우유로 배를 채우는 것으로 만족한 이 자매들보다 더 즐거운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은 사람은, 이 도시에 없었을 것이다.<28쪽>

조에게 로리의 외로움이 전해졌다. 조는 아프고 외로운 로리를 보면서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집에 사는 자신이 얼마나 큰 행복을 누리고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조는 자신의 행복을 로리에게 나눠주고 싶었다.<56쪽>

“그러니 너희 모두 작은 짐을 즐거운 마음으로 지도록 하려무나. 때로는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그 짐은 우리에게 유익한 거야. 그리고 그 짐에 익숙해져야 가볍게 느껴질 수 있어. 일이란 건 정말 유익한 거고 누구 앞에나 일이 놓여 있게 마련이야. 일은 우리를 권태와 해악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줄 수 있어. 일은 우리에게 힘을 주고 자립심도 줄 수 있어. 그게 돈이나 유행보다 훨씬 중요한 거야.”<84쪽>

그들뿐 아니라 모두 베스를 그리워했다. 우유 배달부, 야채 가게, 정육점 주인들이 베스의 안부를 물었고 허멜 부인도 찾아와서 자신이 경솔했다며 미안해했으며 이웃들도 모두 위로의 말과 기도의 말을 전해왔다. 베스를 가장 잘 알고 있던 사람들도 그 수줍고 어린 베스에게 이렇게 친구가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126쪽>

“언니, 너무 귀엽지? 난 저렇게 작은 새가 갈매기보다 좋아. 갈매기처럼 힘차고 멋지진 않지만 오종종한 게 행복해 보여. 지난여름 저 새를 내 작은 새라고 불렀더니 엄마는 저 새를 보면 내가 떠오른대. 언니는 강하고 멋진 갈매기야. 폭풍과 바람을 좋아하고 멀리까지 날아가니까. 메그 언니는 비둘기고 에이미는 종달새 같아. 아, 예쁜 에이미가 보고 싶어. 하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260~261쪽>

『작은 아씨들』
루이자 메이 올컷 지음│진형준 옮김│살림 펴냄│340쪽│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