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

2019-12-06     서믿음 기자

아홉편의 단편을 실은 김경욱 작가의 소설집이다. 표제작은 「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 스물아홉번째 면접시허장에서 다섯명의 중년 남성 면접관들과 마주하는 순간 소설 속 '나'는 옛 여자친구의 아버지들을 떠올린다. "성전환수술을 받는다면 맨 먼저 뭘 하고 싶습니까?"라는 "별 거지 같은" 면접과 질문에도 "여자가 돼 이 회사에 지원할 겁니다"라고 "똥구멍까지 핥아줬건만" 돌아오는 것은 "딱하다는 눈빛"과 "값싼 동정의 기색" 뿐이다. 세 번째 여자친구 아버지가 떠오른 것도 같은 이유. 여자친구 집에 있던 중 갑자기 귀가한 아버지와의 갑작스런 만남, 그리고 사타구니께로 들어온 그의 손. 저자는 면접관과 아버지에게 당한 추행에도 어쩔 수 없는 찌질함을 풍자적으로 그려낸다.  


■ 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펴냄│256쪽│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