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뇌 진화의 흔적을 탐구하다! 『뇌의 진화, 신의 출현』

2019-11-29     전진호 기자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우리가 고유한 인간이 되는 데 있어 뇌의 연결섬유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곧 뇌에 단일한 “신의 부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의 거의 모든 고등한 인지 기능이 그렇듯, 신에 대한 사고 역시 여러 뇌 영역을 잇는 네트워크의 산물이다.<31쪽>

일반적으로 뇌는 클수록 좋다. 일례로 토비아스는 호모하빌리스의 뇌가 커지면서 그 신경세포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에 비해 10억 개 더 늘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크기가 전부는 아니다. 지능이 높고 뛰어난 업적을 거둔 사람들의 뇌 크기를 봐도 꽤 편차가 있기 때문이다.<61쪽>

자기성찰적 자아는 인간만이 지닌 독특한 것으로 보인다. 때때로 우리는 고양이와 개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하지만, 그들은 여기에 필요한 인지적 요소를 지니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136쪽>

아동에 대한 연구의 또 한 가지 시사점은, 예술을 이해하려면 기본적 인지 기능이 발달해야 하며 여기에는 그림이나 사진을 자신이 과거에 보았던 것과 비교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들은 두 살 이전의 아이들이 그림의 성질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177쪽>

현생 호모사피엔스를 제외한 다른 어떤 동물도 죽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 같지 않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데, 이는 자전적 기억의 발달이 그러한 이해의 필수 요건임을 시사한다.<193쪽>

인류사에서 망자와 자기 조상에 대한 염려가 더욱 두드러지게 된 시기는 동식물이 가축화/작물화되고 있던 시기와 일치했다. 조성과 농경은 함께 진화하고 있었다.<243쪽>

고대 그리스의 크세노파네스도 신을 인격화하는 인간의 성향을 지적하며, 만일 말과 황소가 자기들의 신을 그린다면 “말은 그들의 신을 말의 형상으로, 황소는 황소의 형상으로 그릴 것”이라고 상상한 바 있다.<285쪽>

진화의 부산물로서의 신은 일반적으로 중립적이며 엄밀한 의미의 진화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전제되곤 한다. 이 전제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이유는, 궁극적으로는 신이 진화적으로 불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356쪽>

『뇌의 진화, 신의 출현』
E. 풀러 토리 지음 지음│유나영 옮김│갈마바람 펴냄│456쪽│1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