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대한민국] 『늑대의 왕』

2019-11-26     전진호 기자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라는 낯선 이름의 소설가가 돌풍을 일으키며 데뷔했다. 그의 첫 소설 『늑대의 왕(원제 1793)』은 1793년 스웨덴을 배경으로 신원을 알 수 없는 훼손된 사체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추리소설로, 비평가들로부터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같은 여러 명작에 비견되며 찬사를 받기도 했다. 도발적인 상상력과 섬세한 리얼리티가 결합된 ‘히스토리컬 누아르’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이라는 평을 받으며 스웨덴에서 30만 부 이상, 독일에서 1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소설은 법관 출신으로 이성을 상징하는 세실 빙에와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싸움꾼 방범관 미켈 카르델이 잔인한 사건의 진실을 추적한다.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과 가을-여름-봄-겨울 순으로 시간을 역행했다가 순행하는 구성을 통해 사건을 입체적으로 파헤치며, 전쟁과 전염병, 빈곤으로 죽어간 시체들 위에 쌓아 올린 18세기 스톡홀름의 전체상을 그려 보인다. 미켈 카르델이 등장하는 ‘벨만 누아르’ 삼부작 중 첫 권이다.

■ 늑대의 왕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 지음│세종서적(주) 펴냄│480쪽│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