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위험, 인공지능” 이지성 작가가 전하는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2019-10-24     김승일 기자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지금 당신이 화염에 휩싸여 불타고 있는 대형 선박 갑판 위에 서 있다고 하자. 갑판 아래 약 50미터 지점, 그러니까 아파트 17층 높이 아래로는 차갑고 시커먼 바닷물이 사납게 일렁이고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중략)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모른 채 멍하니 있다가, 안타까운 최후를 맞이할 사람들과 함께하겠는가? 아니면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바다로 뛰어들겠는가?” 

책 『리딩으로 리드하라』, 『꿈꾸는 다락방』, 『생각하는 인문학』 등 굵직한 베스트셀러를 남긴 이지성 작가가 ‘인공지능’으로 돌아왔다.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과 인공지능에 대한 오랜 기간 공부를 통해 전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통찰이 인상적이다. 

앞서 언급한 이 책의 서문처럼, 작가는 가장 먼저 ‘위기감’을 전한다. 개연성이 높고 파급력이 크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을 ‘회색코뿔소’라고 부른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이 코뿔소는 단연 인공지능이다. 그에 따르면, 앞으로 세상은 인공지능에게 명령을 내리는 계층과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는 계층으로 구분된다. 또한, 유발 하라리를 비롯한 세계적인 석학들이 경고하듯,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큰 위험에 처하는 국가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교육은 이 코뿔소를 인지하고도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 아이큐가 1만을 돌파하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것만을 교육 대상으로 고수해왔다. 미국과 일본 등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들의 학교에서 10여년 전부터 인공지능에 대한 대비가 이뤄진 것과는 천지 차이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새로운 시대에 맞게 스스로를 바꿔서 인공지능의 주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지금처럼 살다가 인공지능의 종이 될 것인가?” 책의 전반부 3분의 1 정도에서 위기감을 조성해 독자를 당혹시킨 저자는 나머지에서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인공지능은 절대 가질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제시하고, “에이트 하라”라는 주제로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8가지를 소개한다. ▲디지털을 차단하라 ▲나만의 ‘평생유치원’을 설립하라 ▲‘노잉’을 버려라, ‘비잉’ 하고 ‘두잉’ 하라 ▲생각의 전환, ‘디자인 씽킹’ 하라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하라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가 그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인공지능의 도래 앞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직관적인 통찰을 선사하는 책이다.  

『에이트』  
이지성 지음│차이정원 펴냄│쪽│2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