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대한민국] 『메리엄의 비극』

2019-10-16     유지희 기자

문학사상 처음 거명되는 전업 여성 작가 엘리자베스 케리의 대표 희곡이다. 셰익스피어와 동시대의 사람인데, 절대왕권과 가부장제의 압력 아래서 자신의 정체성을 추구하고 목소리를 드러내는 여주인공 메리엄의 갈등을 심도 있게 다루어 시대를 앞서고 있다. 주인공 메리엄은 헤롯 왕의 둘째 부인으로 가족이 권력 다툼에서 살해당하고 자신도 죽음을 맞게 된다. 이 극에서 결혼은 권력과 사랑을 얻기 위한 투쟁의 장이요, 자아실현을 위한 갈등의 장이다. 이 극에서 여성 인물들은 가부장제에서 결혼 제도가 가지는 문제점들을 다각적으로 드러내지만, 남성 인물들은 동일한 관점과 목소리로 기존의 도덕관과 관심을 대변하고 있다. 

■ 메리엄의 비극
엘리자베스 케리 지음│최영 옮김│지만지드라마 펴냄│204쪽│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