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지루한 시 말고, 진짜 時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詩心이 있다”

2018-10-22     김승일 기자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교과서로 배우는 시는 그 내용이 아주 재밌더라도 그 재미가 반감된다. 분석하고, 외워야 하고 이해해야 하는 강박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시를 읽을 때 화자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천천히 이해할 사이도 없이 문단을 쪼개고 단어를 나눠야 한다. 그리고 그 강박감이 어른까지 이어지면, 시를 거들떠보지도 않게 될 수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시심(詩心)이라는 게 있다.” 30년간 교직생활을 하며 시를 써온 박일환 시인은 이 책에서 교과서에 실려 있는 시들을 억지로 공부하면서 하품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시를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알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시에 관해서 이야기하지만, 교과서에는 담기지 않은 내용으로 책을 채운다. 예를 들어 시란 자기 생각과 감정을 운율을 빌려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다라는 교과서 정의는 이 책에서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런 정의로는 이상 시인의 숫자로만 된 시 오감도 제4와 제목만 있는 황지우 시인의 시 묵념, 527를 설명할 수 없다. 저자는 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닌 솔직함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이 책은 시를 분석하는 법이 아닌 시인으로 사는 법에 관해 야이기 한다. ‘시와 아름다움의 관계’ ‘시를 쓰고 읽는 마음’ ‘시는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다등의 주제로 시인이 세상을 보는 시각을 제시하고, ‘제목은 시의 얼굴이다’ ‘퇴고-고쳐쓰기’ ‘비유-연결짓기’ ‘돌려 말하기등의 주제를 통해 시인이 시로써 말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책은 아버지와 딸의 대화로만 이뤄져 읽기도 쉽고 이해도 쉽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전혀 유치하지 않다. 시의 진면모를 알고 싶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시 쓰기 공부
박일환 지음지노 펴냄2321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