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싱가포르에 살면서 찾은 싱가포르의 진짜 모습들

최설희의 『지금 우리, 싱가포르』

2018-07-10     서믿음 기자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시중에 싱가포르와 관련한 여행책은 많이 있지만 이 책은 조금 특별하다. 싱가포르에서 4년간 생활했던 저자가 마치 싱가포르를 찾아오는 친구에게 소개하듯이 알짜배기 정보를 축약해서 제공한다. 온갖 정보를 A부터 Z까지 죽 나열해 놓고 필요한대로 찾아 사용하라는 듯한 책들과 차별된 모습을 보인다. 싱가포르에 방문하면 꼭 가야할 곳과 배경지식 없이는 알기 어려운 싱가포르의 숨은 모습들이 소개됐다. 

파버 피크에 있는 스퍼드 앤드 에이프런(Spud and Apron)은 파버 피크와 센토사를 잇는 케이블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곳이다. 거의 모든 테이블에서 센토사 전망을 볼 수 있고, 접이식 유리문이 늘 활짝 열려있어 탁 트인 개방감이 좋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밖을 내다보고 있으면 막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리스 음식이 생소하다면 직접 짠 올리브 오일로 만든 그리스 음식을 판매하는 블루 쿠지나(Blu Kouzina)를 추천한다. 도톰한 소고기와 다양한 채소, 그리스의 주식 피타 브레드(Pita Bread)와 요구르트 소스 차지키(Tzatziki)가 어우러진 꼬치 요리, 칼라마키 수블라키(Kalamaki Souvlaki) 맛이 일품이다. 그리스 요리의 기본은 올리브 오일인데, 이곳에서 쓰는 오일은 주인 가족이 그리스에서 직접 생산해 포장과 운반까지 책임진다. 

뎀시 힐에는 70년 가까이 인도 음식의 전통을 이어온 새미스 커리(Samy's Curry)가 있다. 창업자의 아들이 대를 이어 운영하는 이곳에는 뎀시 힐만의 자연환경과 낡은 막사 건물의 운치에서 나오는 특별함이 있다. 강한 향신료와 진한 소스가 듬뿍 들어간 음식, 바나나 잎 위에 놓인 끈기 없는 쌀밥, 화려한 장신구를 걸친 직원들, 탁한 색깔로 페인트칠돼 왠지 깔끔하지 않는 분위기 등에서 작은 인도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2011년에 문을 연 '28 홍코 스트리트'는 런던에서 발행되는 잡지 <드링스 인터내셔널>에서 발표하는 '아시아 최고의 바 50 어워즈'에서 2016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2014년에는 칵테일 분야의 오스카상으로 평가받는 '테일즈 오브 더 칵테일 어워즈(Tales of the Cocktail Awards)'에서 세계 최고 칵테일 바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칵테일 맛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지금 우리, 싱가포르』
최설희 지음 | 장요한 사진 | 리스컴 펴냄|276쪽|1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