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물건도 마음도 버리는게 어려운 사람을 위한 정리의 기술

2018-06-11     서믿음 기자
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갈음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물건이 얼마나 많은지 집이 아주 너저분해요", "정리정돈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나 자신이 짜증나고 한심해요"

'정리'에 관해 상담을 하다 보면 의뢰인들로부터 다양한 고민을 듣습니다. 모두들 하나같이 집을 깨끗하게 정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정리에 관한 책을 몇 권씩 사서 닥치는 대로 읽어보기도 하고, 텔레비전이나 잡지의 '정리 특집'에서 소개한 방법을 시도해보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테지요. 

하지만 물건을 버리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고, 책이나 텔레비전에서 나왔던 것처럼 정리가 마냥 수월하지만도 않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정리조차 만족스럽게 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짜증이 치밀거나 '나란 인간은 정말 쓸모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가라앉을 때도 있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정리=물건을 버리는 일'을 하나의 공식처럼 여기고 있는 듯 합니다. 저는 공간 심리 상담가라는 일을 합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명함 교환을 할 때면 제 직함을 보고 조금 민망한 듯이 이렇게 물어보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정리를 하려면 아무래도 물건부터 버리는 게 순서겠죠. 그런데 그게 참 힘들더라고요." 사실 이런 믿음은 잘못된 것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시작할 때, 저는 의뢰인에게 가장 먼저 "꼭 버리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조언 합니다. 물건을 버리지 않아도 집은 충분히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8000명 이상의 의뢰인을 상담해왔으며, 대부분의 의뢰인이 집 안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는 집 정리에 있어 두가지를 철저히 강조합니다. '집 안에서 딱 한 군데만 깨끗하게 정리할 것', '물건을 꺼내서 깨끗이 닦고, 도로 제자리에 넣을 것'입니다. 이것만 지키면 됩니다. 여러 차례 강조하지만, 물건을 버리지 않아도 집은 정리될 수 있습니다. 꼭 그 효과를 실감해보시길 바랍니다. 

■ 버리지 않아도 정리가 된다
이토 유지 지음 | 윤재 옮김 | 갈매나무 펴냄 | 260쪽 |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