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알고도 먹고 모르고도 먹는 저장음식"

2017-12-14     유지희 기자

[독서신문] 인류가 지구상에서 음식을 보존 처리하는 유일한 종은 아니었다. 꿀벌도 꽃에 있는 꿀의 수분을 어느 정도 제거한 다음 밀랍으로 봉인해 보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류는 어느 종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음식을 보존해왔다.

현대는 냉장, 냉동, 동결건조, 저온살균, 화학적 방부제 첨가, 진공포장 등 첨단기술을 사용, 원재료의 영양을 보존하고, 신선도를 지속시켜 본래의 풍미와 식감을 유지한다.

이와 달리 계절에 따라 풍요와 빈곤을 번갈아 겪어왔던 선조들은 제철에 생산되는 한정된 식재를 좀 더 오래 맛보고자 보존식품을 만들기 위해 건조, 훈제, 염장 등의 기법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방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화학이나 물리, 생물학적 원리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갖가지 보존기술로 식품을 오래 보존하는 것을 넘어 수많은 음식을 창조했다. 식품의 고유 영향을 지키면서 새로운 풍미까지 만들어 낸 것. 포도를 묵혀 달콤하고 쌉쌀한 와인을 탄생시켰고, 우유를 발효해 맛있는 치즈로 변화시켰다.

이 책은 전 세계의 '변형되거나 변형한 음식들'과 이러한 음식들을 탄생시킨 보존법을 살펴보며 보존식품의 역사를 훑는다. 기후, 지역, 재료 등에 따라 음식이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 보존식품이 어떤 가치와 의미를 지녔는지 확인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통조림의 탄생』 
게리 앨런 지음 | 문수민 옮김 | 재승출판 펴냄 | 264쪽 | 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