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너도 밤나무 바이러스』 김솔 “겨우 꿈을 꾸는 날만이 늘어간다”

2017-10-03     황은애 기자

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가름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하루 권장량]

비타민은 하루 권장량 이상을 삼키면 약 대신 독이 된다.
그것은 게으른 사람들을 계도하기 위해
신이 만든 일종의 놀이 규칙이다.
한꺼번에는 결코 할 수 없어서
매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일,
감사하는 일,
노동하는 일,
사색하는 일,
산책하는 일,
반성하는 일,
기도하는 일,

(…)

농조연운(籠鳥戀雲)!
새장 안 새는 늘 구름의 자유를 연모하면서도
새장이 보장해주는 안락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여
새장 문이 열려 있는데도 날개를 사용하지 않는다,
자신이 괴물로 퇴화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2017년 9월
김솔

『너도 밤나무 바이러스』
김솔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 224쪽 | 12,000원

/ 정리=황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