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인 북-트래블] 생기 넘치는 두 부산 할매의 프랑스 여행기

맑고맑은 『할매는 파리 여행으로 부재 중』

2017-05-02     이정윤 기자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자그마한 동양인 할머니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더니 ‘와타시, 니혼진’ 한다. 70대는 되어 보이는데, 뒤에는 제법 큰 배낭을, 앞으로 멘 작은 배낭은 손으로 받쳐 들고 있다. 두달째 혼자 여행 중이란다. 서로 좋은 여행 되라고 덕담을 나누고 돌아오면서 ‘우리도 10년은 더 다닐 수 있겠네’ 했다. 과연 나는 저 할머니 나이가 되어 있을 때 어느 멋진 나라의 거리를 걷고 있을까?”

책과 여행을 좋아하는 60대 작가 맑고맑은(본명 김원희). 50대에 처음으로 유럽 패키지여행을 다녀온 후,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는 허무함이 들어 매년 자유여행을 다녔다. 어느덧 시베리아 횡단열차까지 섭렵한 10년차 여행 베테랑이다.

『할매는 파리 여행으로 부재 중』은 자유여행 초창기 이야기다. 작가는 친구와 함께 의기투합해 예술·유행·패션·명품의 도시 이미지가 강렬한 프랑스로 떠났다. 두 부산 할매는 꽤나 이름 있는 영어학원에서, 주민센터에서 영어를 공부하며 여행을 준비했고 배낭만 둘러맨 채 낯선 나라를 돌아다녔다.

여행기는 ‘젊은 언니의 유쾌발랄 프랑스 정복기’라는 부제처럼 재치 있고 생동감이 넘친다. 프랑스 남자는 수다쟁이임을 알게 한 ‘마레 지구’, 남은 노후를 1년 만이라도 보내고 싶은 ‘안시’, 숨 막히는 아름다운 도시 ‘리크위르’, 붉은 벽돌이 아름다운 도시 ‘툴루즈’ 등 프랑스 구석구석을 대신해서 보여준다.  

『할매는 파리 여행으로 부재 중』
맑고맑은 지음 | 명난희 그림 | 봄빛서원 펴냄 | 308쪽 | 14,9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3호 (2017년 5월 8일자)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