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의 월드컵, 빈센트 반 고흐 전

90년 100주기展 이후 세계 최대 규모

2007-11-23     독서신문
▲ self-portrait.1887. 40.9x32.7-32.9cm                                                             © van gogh museum amsterdam

가난과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자살로 삶을 마감했던 비운의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지난 24일부터 2008년 3월 16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전시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는 기념비적 전시로, 전 세계가 가장 편애하는 화가인 반 고흐의 국내 최초 전시로써 유화 45점과 드로잉 및 판화 작품 22점 등 총 67점을 선보인다.

이 규모는 1990년 작가 사망 100주기를 기념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이후 제일 큰 전시이다. 미술 강국 프랑스에서도 반 고흐는 그룹전으로만 만날 수 있었고, 일본에서도 2005년 반 고흐의 작품 35점을 다른 작가들과 묶어 소개한 기획전이 열렸을 뿐, 개인전은 아직까지 열린 적이 없다.

국내 전시사상 최고인 1조 4000억원의 전시 보험가액 중 ‘자화상'과 ‘아이리스'의 보험가액이 각각 1,000억원에 달할 정도의 걸작들이다. 특히나 작품 중 '아이리스'는 이번이 반 고흐 미술관을 벗어나는 해외 첫 나들이로써 국내 팬들은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을 거머쥐었다고 할 수 있다.

전시는 반 고흐의 삶의 궤적을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가난한 농민사회의 처참한 생활상을 어둡게 표현했던 초기 네덜란드 시기(1880-1885), 인상파의 빛을 발견하면서 초기의 어두운 색채에서 벗어나 밝은 색채를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했던 파리 시기(1886-1888), 프랑스 남부의 강렬한 빛을 통해 화려한 색채의 마법을 보여주었던 아를 시기(1889), 정신병원에서 예술혼을 불태우며 자연을 화폭에 담았던 생레미 시기(1889-1890), 자살하기까지 생의 마지막 79일을 보내며 80점의 풍경화를 그린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기(1890) 등 5개 영역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반 고흐전은 전 세계 모든 미술관들이 가장 열고 싶어 하는 미술 전시로서 한 국가에서 백년에 한번 기대할 수 있는 미술전시의 꽃이다. 그만큼 반 고흐는 대중적 인지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성을 누리는 화가라고 할 수 있다.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불꽃같은 열정으로 900여점의 작품을 그려 냈던 반 고흐, 하지만 그 중에서 단 한 작품 밖에 팔지 못했던 그는 “언젠가 내 그림들은 물감 값 이상의 가격에 팔릴 날이 올 것이다” 라고 말했었다.

가난과 소외로 물들어 있던 그의 인생 속에서 유일하게 빛을 발했던 그의 예술 작품들, 그의 정신적 고통과 영혼이 승화 되어 있는 그 작품들 속에서 100년 전의 그가 불 태웠던 예술혼을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