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폼장] 도대체 내 행복은? 우리의 행복은 어디에 달린 거지?

지적 대화를 위한 폼나는 문장 - 『벌거벗은 철학자』에서

2016-09-05     안선정 기자

[독서신문 안선정 기자] (전략) 개인적으로 나는 정념을 이렇게 정의하련다. ‘내 안에 있는데,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 만큼 힘이 센 그 무엇’이라고. (중략) 파토스란 우리로 하여금 틀을 고정하는 돌쩌귀에서 빠져나오게 만드는 것, 그래서 우리 자유를 소외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라고.

지나친 것, 피동적인 것, 내 생각으로는 이런 것으로 대충 정념이라는 것의 윤곽이 그려진다. 스피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외부 원인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동요되며, 역풍을 맞아 출렁이는 물결처럼 우리의 앞날과 운명을 모르는 채 사방팔방으로 흔들린다.” 외부 상황이나 내면의 제약이나(이것도 잊지 말자!) 똑같이 우리를 유순한 자동인형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한 철학자가 자신의 행복이 그놈의 빌러먹을 문자메시지에 좌우된다고 생각할 만큼 그를 옥죄다니! 정념에서 나를 열정적으로 푹 빠지게 하는 점이 바로 이 것이다. 우리가 자유롭게 살 능력이 없다는 점. 그러나 나는 이리저리 헤매고, 내 고통은 이미 정념을 이해하기보다는 비판하는 쪽으로 몰아간다. 내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것을 내가 왜 밀어내야만 하는 걸까? (중략)

『벌거벗은 철학자』 33~34쪽 | 알레상드르 졸리앵 지음 | 임희근 옮김 | 문학동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