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폼장] '나, 살면서 몇 번의 연애를 해봤지?'

지적 대화를 위한 폼나는 문장- 장재열 저 『오늘도 울지 않고 살아낸 너에게』

2016-06-16     엄정권 기자

[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연애도 잘 못하면서 남의 연애 고민을 상담해주는 모습이라니….

근데 갑자기 궁금해지더라. ‘ 나, 살면서 몇 번의 연애를 해봤지?’ 금방 떠오를 줄 알았는데 10분이 넘도록 답을 못 찾았어. 연애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거냐고? 아냐. 그런 건 절대 아니야. 세다 보니 얘랑은 연애일까, 아닐까 헷갈리더라고.

‘아! 다섯 번이네. 아니지. A도 우리 관계를 연애로 생각했을까? B랑은…? 이 정도 사귄 것도 연애 맞나? 어? C랑은 B보다 더 오래 만났는데, 왜 그건 연애로 생각을 안 하지?’ 짧게 만난 건 썸, 길게 만난 건 연애. 연애하자는 말 없이 만난 건 썸. 눈물 나는 고백을 듣고 만난 건 연애? 그렇게 쉽게 생각하며 세었는데, 생각만큼 단순하지가 않았어. (중략) 내가 연애라고 믿고 있는, 좋았던 관계 속의 그들은 과연 나와의 시간을 연애라고 생각했을까? (중략) 결국, 우리는 ‘기억 속의 작은 파편’으로 서로를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내가 그렇듯 그들도 그렇게.
(저자 장재열은 네이버 포스트에서 '좀 놀아본 언니'라는 필명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 대표로 있다)

『오늘도 울지 않고 살아낸 너에게』 59~61쪽 │ 장재열 지음 │ 소윤정 그림 │ 슬로래빗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