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폼장] 검은 옷을 뜻하는 치의는 왜 회색일까?

지적 대화를 위한 폼나는 문장 -『스님의 비밀』에서

2016-06-03     김민희 기자

[독서신문 김민희 기자] 동아시아 불교에서는 먹으로 염색한 승복을 입게 된다. (중략) 그런데 승복은 먹으로 염색하는데도 왜 검은색이 아니라 회색을 띨까? 이유는 간단하다. 검은색으로 염색해도 천연 염색이다 보니 색이 빠져서 회색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비 맞은 중 같다’는 말이 있다. 이는 승려가 비를 맞아서 풀 먹인 먹물 옷이 온몸에 감기고 또 몸에도 먹물이 물들어 초라해진 모양새를 뜻한다. 즉 먹이 잘 빠지기 때문에 회색이며, 회색이지만 먹으로 염색하기 때문에 검은 옷, 즉 치의(緇衣)라고 하는 것이다.

『스님의 비밀』49쪽 | 자현 지음 | 석공·불교신문사 사진 | 조계종출판사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