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역사 속 불타오른 사랑

2015-10-20     한지은 기자

[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이 말은 서양의 역사와 문화에서 로마제국이 얼마나 중요한 토대이자 뿌리인지 알려준다.

떠오르는 신예 여류작가 필리스 스미스의 데뷔작 『리비아』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전성기 로마를 이뤄낸 시저 옥타비아누스 아우구스투스의 아내 리비아의 눈을 통해 고대 로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편을 강력한 지배자로 이끈 현명한 아내이자 여성의 사회적 한계를 벗어나 로마제국의 어머니로서 존경받은 위대한 여인 리비아의 파란만장한 삶과 운명적 사랑이 격동의 세계사를 관통하며 펼쳐진다.

호기심 많고 영리한 소녀인 리비아는 어느 날 저녁 아버지가 현 로마 최고의 권력가 시저의 암살을 도모한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엿듣게 된다. 시저가 죽고 난 뒤 리비아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마음에 없는 정략결혼을 하게 되지만, 시저의 양자이자 후계자인 젊은 시저 옥타비아누스와의 운명적 만남 이후 리비아의 인생은 혼돈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사랑해선 안 되는 남자에게 끌리는 마음과 가족에 대한 충성심을 지켜야 한다는 이성적 판단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 앞에 전쟁, 부모의 죽음, 위험을 피해 달아난 도피생활 등 힘겨운 장애물이 이어진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가 있다.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자녀가 되는 것이다. 내 부모를 파멸케 한 남자를 향한 정열로 훼손되지 않는 내 존재와 고결함을 계속 지켜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시저의 팔이 내 몸을 감싸고, 내 입술에 그의 입술이 닿고, 그의 품에 꼭 안겨 육체와 육체가, 영혼과 영혼이 고통스럽고 끝없는 환희 속에 있기를 원했다.     -본문 중

세계의 역사마저 바꿨던 놀라운 러브스토리가 이탈리아와 이집트, 그리스를 배경으로 숨 가쁘게 이어진다.

■ 리비아
필리스 T. 스미스 지음 | 토마스 안·벨라 정 옮김 | 앰버리트 펴냄 | 488쪽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