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쉽게 할 수 있는 ‘한자 공부’

2014-04-01     이승옥 기자

[독서신문 이승옥 기자] 최근 초등학생 사이에 한자 붐이 일어나면서 국가공인시험인 한자능력검정시험 8급 인증서를 소지한 학생이 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자랑스러워할 일만은 아니다. 8급 시험에 출제되는 50개의 한자 중 무려 10문항은 1부터 10까지 숫자를 한자로 쓰는 것이다. 중·고교에서도 한자를 가르치고 있지만 학생들은 대부분 하루 이틀 사이 벼락치기로 무턱대고 외우고 있다.

이렇게 무조건 외운 한자는 실생활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자란 청소년은 우리말 속에 섞인 한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시험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사회에 나가면 상대방이 조금만 어려운 단어를 섞어 이야기해도 대화의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많은 이들이 한자는 우리말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자는 익히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한자 공부를 등한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말 속에 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나 된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결코 한자 공부를 등한시할 수 없다.

우리말 속에는 귀에 익숙한 사자성어(四字成語)와 속담(俗談), 첩어(疊語)가 많기 때문에 우리말 한자만 제대로 사용할 줄 알면 한자를 익히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나아가 우리말 한자를 제대로 익히면 우리말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표현할 수 있다.

저자는 한자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한자는 재미있고 어렵지 않게 가르치고 익힐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한자는 우리말이 아닐 뿐만 아니라 어렵다’는 세간의 인식을 바로잡아 우리 국민 모두가 우리말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도록 하고자 이 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독서신문> 편집위원인 저자 안광희씨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 지도자과정을 수료했다.

외환은행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며 지점장을 역임한 ‘은행맨’인 저자는 지난 2004년 베트남의 호찌민 종합대학에서 베트남어를 배울 기회가 있었다. 초·중·고 시절 한자교육을 받은 세대라 우리말보다 한자를 더 많이 사용하는 베트남어를 비교적 수월하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세계무대, 특히 경제 분야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 한자문화권 국가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려면 한자는 필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때부터 재미있고 쉽게 한자를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개발해왔고, 그 결실로 이번에 『우리말 한자 바로 쓰기』를 세상에 내놓게 된 것. “이 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그동안 연구해온 내용들을 시리즈로 낼 계획”이라는 저자의 열정과 성과가 자못 기대된다.


■ 우리말 한자 바로 쓰기
안광희 지음 | 살림출판사 펴냄 | 116쪽 | 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