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책읽기

2013-02-28     방재홍
▲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독서신문 방재홍 발행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07년 여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라는 자서전을 펴냈다. 어린 나이의 청와대 생활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잃고 스물두 살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시절, 그간의 정치 역정과 소회 등을 담았다.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1979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삶이다. 부모를 모두 총격에 잃은 뒤 힘든 시절에 담력과 끈기,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단전호흡’과 ‘독서’ 그리고 ‘여행’이었다고 적었다.

박 대통령은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인생을 살기 시작한 30대 이후 『법구경』, 『금강경』 등 불교 경전과 『성경』, 동양철학 관련 책들을 두루 읽었다. 그리고 ‘『정관정요』와 『명심보감』을 머리맡에 두고 수시로 보았다’고 밝혔다. 또 책을 읽다가 마음에 남는 것이 있으면 노트에 적어두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펼쳐보았다. 이후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과 『결국 한 줌, 결국 한 점』이란 수필집도 내면서 1994년 42세 나이에 한국문인협회 회원이 된다. 결국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박 대통령은 내면을 단련하고 평정을 유지하며 미래의 꿈을 차근차근 다져왔던 것이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문화융성’을 새 정부 주요 국정지표로 선언했다. “전 국민이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리도록 하고, 다양한 장르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겠다”고도 약속했다. 21세기 문화콘텐츠 산업의 원천은 ‘책’이다. 대통령은 힘든 시절 독서로 마음을 굳건히 하고 꿈을 키웠다. 책읽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손에 ‘수첩’보다 ‘책’을 든 모습을 자주 봤으면 한다. 청와대 방문객 기념 선물로도 ‘책’이 더 자주 대신했으면 좋겠다. 그들에게 ‘책’을 준다는 것은 우리 문화와 희망을 선물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과거의 대통령들과는 다른 여성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문화융성’의 실체가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