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2005 <문학수첩작가상>수상작

2005-11-23     관리자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문학수첩작가상>을 수상한 이장욱의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이 출간됐다. <문학수첩작가상>은 올해로 3회를 맞는 상이지만 그 동안 상의 품격과 작품의 완성도를 추구하면서 1회와 2회의 수상작을 내지 못하다가 드디어 올해 첫 당선작을 배출했다.


심사위원인 소설가 이동하는 “설익은 소설들이 거리낌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때에 이만큼 잘 숙성되고 다듬어진 소설을 만난 건 분명 축복이다.”라고 작품을 평가했다.


저자 이장욱은 199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하여 2001년에 시집 『내 잠 속의 모래산』을 발표했고, 2003년에는 <현대시학작품상>을 수상한 시인이다. 그러나 저자는 첫 소설인 이번 작품에서 시적 사유와 세련된 언어감각으로 소설가로써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한 남자의 죽음에서 시작한 이 소설은 ‘그가 왜 죽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작품의 전말을 이룬다. 나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같은 지하철 역 구내에서 벌어진 세 사람의 죽음은, 이렇다 할 인과관계 없는 사람들의 개별적인 삶의 역정의 종말이다.


몇 초 후의 세계를 미리 느끼는 기이한 능력을 소유한 여자, 모방 행동 증후군인 기관사, 지극히 게으른 시간을 살다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청년, 그리고 지하철 복권판매대의 외팔이 사내와 죽은 기관사의 옛 애인이 묘하게 얽혀 있는 이 소설은, 현대인의 고독과 절망감을 독특하게 표현함으로써 ‘스친 것도 인연’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장욱 지음/ 문학수첩/ 232쪽/ 8,500원

독서신문 1393호 [2005.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