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위하여 자유주의를 내던지자~!

쾌도난마 한국경제

2005-11-11     관리자

이 책은 월간 <말>의 이종태 편집장이 사회를 맡아 이야기를 끌어가는 가운데,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정승일 국민대 겸임교수가 한국경제에 대하여 나눈 담화내용을 정리한 대담집이다.
 

자유로운 방식으로 담화를 나누어서인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재벌 체제의 불가피성이 거론되고, ‘재벌 개혁=경제 민주화’라는 도식의 위험성이 부각되는가 하면, ‘분배를 통한 성장’만이 정의냐는, 심정적으로 다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문제까지 제기되었다. 또 노동과 자본이 서로 자기 발등을 찍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분석이 펼쳐지는가 하면, 시장주의를 용인하는 좌파란 세상에 없다는 한탄이 흘러나왔다.

심지어 시장은 신성불가침한 것이 아니라는 작금의 상식에 위배되는 단언마저 거론되었다. 그리고는 우리 경제의 문제는 경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에 있다는 도발적 결론이 제기되었다. ‘자유 민주주의’라는 애매모호한 단어 때문에 자유주의가 마치 민주주의인 것처럼 사람들을 혼동 시켰고, 그 결과 자유주의에 기반한 시장주의마저 민주주의인 것으로 착각하게 되면서 오늘날의 위기가 초래되어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대화는 많은 사회?경제적 문제들에 충분한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평범하지 않은 관점으로 사회에 만연한 아이러니에 대해 비판하고 문제 제기를 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장하준, 정승일 지음/ 이종태 엮음/ 부키/ 240쪽/ 9,800원

독서신문 1387호 [2005.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