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고교선택제, 84% 희망高 들어갔다

강남, 북부 등 선호학군 장벽 여전히 높은 것으로 드러나
서울시교육청, 지원율 낮은 학교 개선 안되면 폐교할수도

2010-02-12     양미영
[독서신문] 양미영 기자 = 올해 서울에서 처음 도입된 고교선택제를 통해 예비 고교생의 84.2%가 자신이 희망한 학교에 배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010학년도 후기고등학교(자율형공립고 7개교 포함 총 203개교) 입학예정자 9만475명의 배정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일반배정 대상자 8만8906명 중 84.2%인 7만4816명이 1~3단계에 걸쳐 자신이 지망한 4개 학교 가운데 한 곳에 배정됐으며 나머지 15.8%인 1만4090명은 거주지 학군에 강제 배정됐다.
 
이는 지난해 4월 시교육청이 실시한 모의배정 때(81.5%)보다 2.7%가량 높아진 수치다.
 
고교선택제는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넓혀주고 학교 간 경쟁을 유도해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서울 전체 학교에서 2곳(1단계), 거주지 학교군에서 2곳(2단계)을 선택해 지원했다.
 
타 학교군이나 타 자치구 학교로 진학한 학생 숫자도 적지 않았다. 정원의 20%를 추첨 선발하는 1단계에서는 타 학교군을 지망한 학생 1만2824명 중 24.9%(3199명)가 희망학교로 가게 됐다.
 
통학편의 등을 고려해 전체 정원의 40%를 추첨 배정하는 2단계를 통해서는 타 자치구 학교를 지원한 학생 1만2700명 중 37.4%(4744명)가 거주하는 자치구가 아닌 학교에 진학했다.
 
특히 시교육청은 1~2단계에서 종전 거주지 중심의 강제배정 방식으로는 진학할 수 없었던 지역에 지망학생의 20∼30%가 배정됐다고 분석했으며 인접학교군으로 이동 배정된 학생은 총 325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765명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기학교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를 42명까지 늘려 최대한 많은 학생이 희망한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예비 고교생의 84.2%가 지망 학교에 갈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 고교선택제의 결과를 성공적이라고 자평했지만 강남 등 선호학교군의 경우 타지역 학생의 배정률이 최하위권이어서 진입 장벽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1단계 지원 경쟁률에서 강남(6.2대 1), 북부(5.6대 1), 강서(5.4대 1) 학교군은 경쟁률 1∼3위를 차지했지만 타 학교군 학생들이 배정된 비율은 각각 15.5%, 15.3%, 15.5%로 평균(24.9%)을 밑돌았다.
 
시교육청은 이 지역 학생이 다른 지역에 비해 자기 학군 소재 학교를 더욱 많이 지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러나 어느 지역에서나 동등한 학교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고교선택제 의지를 감안할 때 반드시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은 "이런 현상은 학부모가 선택하고 싶은 학교 숫자가 기대치와 비교해 적다는 데서 비롯됐다"며 "지원율이 저조한 학교는 자구노력을 생각하도록 하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고 개선되지 않는 학교는 폐교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