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6     독서신문
자신에게 주어진 외적인 삶에 만족하지 못한 채 삶의 진실한 의미를 찾아 헤매는 중년 대학교수의 고백을 담은 작품.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작이라 불리는 산도르 마라이의 이 작품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불안과 부조리, 심리적 갈등을 심도 있게 그려낸 것으로 주인공 아슈케나시는 존재의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끝내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저자는 호텔방에서 듣기 싫고 엉망인 노래를 부른다는 이유로 여인의 목숨을 빼앗은 아슈케나시와 해변의 태양이 눈부시다는 이유로 아랍인에게 총을 겨누는 뫼르소의 부조리한 모습을 통해 인간 실존의 문제를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왜 만족은 존재하지 않는지’에 대해 언급하면서 다소 진부한 소재를 다루지만 이를 통해 무거움과 지적 만족을 제공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만큼 현대사회의 급속한 발전과 물질만능주의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자신을 돌아보게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 섬
산도르 마라이 지음 / 김인순 옮김 / 솔 펴냄 / 272쪽 / 1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