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흑인 작가 루이스 응꼬씨의 대표작으로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지배하던 남아공을 무대로 흑인 청년과 백인 소녀의 이야기를 성(性)을 매개로 하며 전개하고 있는 작품이다. 어느 날 해수욕장의 백인 전용구간에서 일광욕을 하는 백인 여성과 우연히 마주친 주인공은 그날부터 알 수 없는 집착에 사로잡혀 매일 그 여인을 관찰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여인의 뒤를 쫓다가 그녀가 방안에서 나체의 모습으로 방문을 열어놓고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충동적으로 그녀와 관계를 맺는다. 여성의 저항하는 목소리를 듣고 다가온 주민들은 그를 강간죄로 기소하고 이 사건은 곧 언론의 큰 관심을 끌게 된다.
흑인 남성인 주인공의 담담한 독백어조가 독자로 하여금 더욱 작품에 빠져들게 하며 오히려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임에도 매우 중립적이고 침착한 주인공의 목소리는 인종차별에 대해 더욱 큰 저항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한다.
■ 검은새의 노래
루이스 옹꼬씨 지음 / 이석호 옮김 / 창비 펴냄 / 224쪽 / 9,8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