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코엘료 열풍

『오자히르』 출간 첫주만에 베스트셀러로

2005-11-09     관리자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열풍이 거세다. 그의 최신작 『오 자히르』가 출간 첫 주 만에 단숨에 베스트셀러 순위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이미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점하고 있는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코엘료의 열풍은 과히 폭발적이다.

특히 학생들의 방학과 직장인들의 휴가철이 맞물리면서 여름이 출판계의 전략적인 계절로 떠오르는 만큼 이 같은 코엘료 작품에 대한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클린턴 전 대통령이 휴가 중 가장 하고 싶은 일로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쌓아놓고 원 없이 읽는 것'을 꼽았을 만큼 광범위한 독자층으로부터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파울로 코엘료.

그렇다면 독자들은 왜 코엘료 작품에 이렇듯 열광하는 것일까? 첫째로 그의 소설들은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난 소설이라도 대중성이 떨어지면 그만큼 독자들에게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성공한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작품들이 단순한 재미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그의 소설들 대부분은 바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연금술사』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등은 생에 대한 자아와 인생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다. 또 『11분』은 사랑을 성보다 위라는 주제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게 해주고 있다.

이밖에 『악마와 미스 프랭』이라는 작품은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선과 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점에서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생각하고 사색할 수 있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이와 함께 코엘료는 작품 속에서 다양한 우화와 잠언을 통해 자신의 사유와 성찰을 드러내왔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종종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분류되곤 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코엘료의 대중적 성공과 관련해 그의 작품이 문학이 아닌 ‘우화’라는 식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번에 발표된 그의 신작 『오 자히르』는 바람과 사막과 초원을 지나는 구도의 긴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전작 『연금술사』와 유사한 냄새를 풍긴다는 평을 받고 있다. 원제인 ‘o zahir(the zahir)'는 원래 아랍어로, 어떤 대상에 대한 집념, 집착, 탐닉, 미치도록 빠져드는 상태, 열정 등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의 삶에서 가장 강력한 자히르는 ‘사랑’이다. 『오 자히르』는 바로 이 사랑의 결과 깊이에 대한 소설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주인공 ‘나’가 어느 날 갑자기, 말없이 사라져버린 아내에 대해서 갖는 집착과 혼돈, 또한 그가 사로잡힌 것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과정을 코엘료 특유의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독서신문 1386호 [2005.07.31]                                  김경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