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어른을 자라게 하는 질문과 대답의 시간

2022-12-16     김혜경 기자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너 있잖아. 코로나 걸리면.
-응?
-나한테 와.
-뭐?
-알았지. 혼자 있지 말고. 나한테 와야 해.

서로에게서 거리를 두고 멀어질 때, 거리를 좁히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들은 가끔 묻는다.

-왜 철학을 배워요? 철학자들은 왜 이렇게 어려운 말을 해요?
-너희가 평소에 인간이란 무엇일까. 왜 존재하는가 고민하니.

내가 다시 물었을 때, 그들은 답했다.

-쌤, 그건 에바예요. 우리를 과대평가하시네요.

그런데 나는 쌀을 씻고 샤워하고 자리에 앉아 너희가 한 말을 생각한다.

혼자 있지 말고.
나한테 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타인이 되는 것.
그게 지금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 아닐까. <152~153쪽>

[정리=김혜경 기자]

『오늘 어린이가 내게 물었다』
김소형 지음 | 북노마드 펴냄 | 272쪽 | 1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