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주의 뺏기 경쟁이 우리 삶을 파편화한다”

2022-11-18     전진호 기자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21세기가 시작될 무렵, 새롭고 놀라운 설계된 요소들(정보와 통신 기술)이 인간 삶을 바꿔놨다.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과 상호 교류, 그리고 사고방식과 습관은 이제 그 새로운 발명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한 기술이 내부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은 많은 이들이 그것을 마술과 구별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롭다. 우리는 그 새로움과 위력에 깜짝 놀라면서 그것을 찬탄하고 신뢰한다. 그러한 발명의 창조자들이 주장하듯이 그 기술은 우리를 안내하고,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 설계되었다. 우리는 그 놀라운 발명이 우리 편이라 기꺼이 믿는다. 알렉산드로스가 디오게네스에게 건넨 제안처럼 우리는 우리 시대 젊은 권력자, 즉 디지털 알렉산드로스가 우리 삶에 스며들어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제안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어떤 제국적인 낙관주의를 발견하게 된다.<24쪽>

어떤 면에서 정보 기술은 우리 삶을 안내하는 GPS가 되어야 한다. (물론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신이 정확히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럴 때 기술의 역할은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돕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GPS 장비가 자신에게 적대적이라 상상해보자. 당신은 지금 새로운 GPS를 사서 차량에 장착했다.<32-33쪽>

어떤 위반은 분노나 격노의 대상이 될 만한 자격이 있지 않을까? 분명 그런 경우가 있다. 한 유명한 차량 스티커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분노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도덕적 격노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압박은 때로 우리가 특정한 잘못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된다.<119쪽>

[정리=전진호 기자]

『나의 빛을 가리지 말라』
제임스 윌리엄스 지음 | 박세연 옮김 | 전병근 해제 | 머스트리드북 펴냄 | 214쪽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