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2022-11-17     김혜경 기자

본래 영화는 영화관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제작자가 만든 대로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콘텐츠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유롭게 장면을 건너뛰고, 빨리 감기를 하며 입맛대로 소비하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 대신 내용을 요약한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보거나, 인터넷 해설을 수시로 참고하면서 영화를 보기도 한다. 왜 이런 변화가 나타났을까? 저자는 콘텐츠의 공급 과잉, 시간 가성비 지상주의, 친절해지는 대사 등을 그 배경으로 지적하면서, OTT의 등장, 경기 침체로 인한 효율성 추구, 실패에 대한 두려움, SNS로 24시간 공감을 강요당하는 분위기 등 현상 이면에 숨은 거대한 사회적 변화들을 날카롭게 분석해 나간다.

■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이나다 도요시 지음 |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펴냄 | 232쪽 | 15,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