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문기행』

2022-09-08     안지섭 기자

상고 시대 산악은 하늘과 인간이 교통하는 신성한 곳으로 여겨졌다면, 근대 이전의 선인들은 산과 거리를 좁혀 산에서 정신력을 되찾고자 했다. 그리고 조선시대 문인들은 산놀이에서 일어나는 감흥을 시와 산문으로 적어 유산록(遊山錄)으로 펴냈다. 이 책은 조선 선비가 쓴 산행기 560여 편 중 65편을 엄선해 엮은 책이다. 한문학의 권위자 심경호 고려대 명예교수는 선인들의 산수에 대한 탁월한 묘사와 교유 방식을 유려한 문장으로 번역했다. 도성 선비가 마흔 중반이 되어서야 오른 동네 뒷산에서부터 지금은 가 볼 수 없는 북녘의 명산까지, 그들의 눈에 비친 우리 산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보자.

■ 산문기행
심경호 엮음 | 민음사 펴냄 | 808쪽 | 3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