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공정 이후의 세계』

2022-08-03     안지섭 기자

최근 ‘공정’에 관한 담론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모두가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하고, 부당한 이유로 손해보지 않아야 한다는 공정에 대한 요구는 얼핏 문제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한국 사회의 공정론이 구조적‧역사적 불평등을 무화하고, 개인의 노력과 경쟁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으리라 믿는 ‘원자화 모델’에 기초해있다며, 이런 식의 공정은 사회 전반에 적용돼야 할 보편적 가치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의 공정 대신 관계론적 존재론에 입각한 정의 개념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공정하고도 정의로운 사회는 개별화된 이해관계에 기반한 정치가 아닌 관계성과 공동체성의 정치에서 구현된다고 강조한다.

■ 공정 이후의 세계
김정희원 지음 | 창비 펴냄 | 264쪽 | 1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