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는 김태홍입니다』

2022-07-28     김혜경 기자

청년이 납치됐다. 방금 나선 하숙집, 5분 거리인 학교 그 어디에서도 그가 납치된 사실을 몰랐다.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 조작 사건’ 피해자 김태홍은 1981년 영장도 없이 체포돼 35일간 불법 구금 및 고문을 당했다. 수사기관이 간첩으로 지목하면 그대로 간첩이 되는 시대였다.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위반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그는 1996년 특사로 풀려날 때까지 약 15년간 수감됐다. 스물다섯 살 청년은 마흔 살이 되어 있었다. 최종 무죄 판결이 난 건 2017년, 체포된 지 36년이 흐른 뒤였다. 이 책은 기록조차 불가능했던 감옥에서, 출소 후에도 이어진 모진 세월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잊지 않기 위해 싸워야 했던 한 인간의 투쟁기다.

■ 나는 김태홍입니다
김태홍 지음 | 박수정 정리 | 후마니타스 펴냄 | 360쪽 | 1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