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눈, 물』

2022-06-13     안지섭 기자

새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여자는 눈아이를 낳는다. 하지만 눈이 곧 몸인 눈아이는 품에 안으면 녹아내려 여자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곧 계절이 바뀌면서 이들이 사는 작은 방에 온기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여자는 눈아이를 살리기 위해 냉장기 ‘언제나 겨울’을 구하러 도시로 향한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 값비싼 물건. 결국 여자는 대부업체에게 돈을 빌리고 궂은 일을 시작한다. 과연 여자는 눈아이에게 ‘언제나 겨울’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책은 풍족하고 편안해보이는 도시의 분위기 속에 그림자 같은 존재가 되어가는 여자를 조명하며,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작가는 정말 이들도 우리처럼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 눈, 물
안녕달 지음 | 창비 펴냄 | 288쪽 |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