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산문집 낸 황인찬 “우리는 ‘너’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

2022-05-04     김혜경 기자

십 년 전, 제31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며 일약 ‘문단의 아이돌’로 떠올랐던 황인찬 시인의 첫 산문집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이 안온북스에서 출간됐다.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마흔아홉 편의 시를 시인만의 시선으로 소개하고 해설하는 책이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황인찬의 읽고 쓰는 삶’에 연재했던 콘텐츠를 선별하여 엮었다.

시 속에는 혼자이기에 슬픈 사람들이 있다. 황 시인은 독자를 “여러분”이라 부르며 친근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으면서도, 시의 행간을 살피는 세심함을 잃지 않는다. 책에 수록된 시들은 하나같이 “옆자리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쓸쓸함”에서 출발하지만, 시인은 우리의 혼잣말도 어쩌면 깊은 소통의 결과일지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모두 너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반대로 그렇기에 모두가 소중한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테고요.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를 개성적으로, 나다운 것으로 만드는 큰 힘이 되니까요.”

현대시가 어렵다고 말하는 독자들은 언제나 있어 왔다. 소통할 의사가 없는 혼잣말 같다는 평가도 흔하다. “시는 혼잣말인 척하면서 타인에게 말을 거는 행위”라고 말하는 이 책은 독자들이 시를 통해 타인의 슬픔을 발견하고, 잠시 타인이 되어 보는 경험을 하며 시를 조금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