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설치미술이 된 시… 국립중앙도서관 ‘그대, 내게 꽃이 되어’

2022-04-28     김혜경 기자

국립중앙도서관이 ‘꽃’을 주제로 한 근현대시 전시인 ‘그대, 내게 꽃이 되어’를 오는 7월 3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1922) 발표 100년, ‘꽃의 시인’ 김춘수 탄생 100년을 기념해 우리 시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자료의 가치를 나누는 의미에서 기획됐다. 시를 미디어아트/설치미술 등 색다른 예술 장르와 접목하고, 영상과 오디오, 향기를 사용해 오감으로 느끼는 전시로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을 아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는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됐다.

먼저, ‘시 속의 꽃 이야기’는 우리에게 친숙한 시 작품을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원본 도서자료로 만나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꽃’을 주제로 한 근현대시 중 널리 사랑받아 온 작품으로 김소월의 「진달래꽃」, 김춘수의 「꽃」을 비롯해 총 14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다음은 시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인 ‘더 플라워’. 꽃향기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오는 전시실로 이동하면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작품 ‘시가 된 산수’를 만날 수 있다. 이이남 작가는 시구절과 꽃의 이미지를 영상 콘텐츠로 벽면 가득히 구현했다. SNS용 사진 촬영에 적합한 공간 구성으로 미디어아트 전시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한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정적인 시의 속성을 탈피해 살아 움직이는 듯 표현한 공간도 자리 잡았다. 김종구 작가는 ‘움직이는 풍경(Mobile landscape)’ 퍼포먼스 영상을 통해 동적인 시를 구현했다. 이 영상은 김종구 작가가 전시 개막 행사에서 직접 선보인 퍼포먼스를 녹화한 것으로, 김 작가는 폭 11미터 대형 종이 위에 쇳가루로 이상의 시 ‘꽃나무’를 작성했다. 쇳가루가 꽃나무를 주제로 한 시서화로, 또 움직이는 풍경으로 바뀌는 영상은 국립중앙도서관 SNS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이때 제작된 작품은 1층 열린마당에 전시되어 있다.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지난 25일 열린 전시 개막 행사에서 “그동안 코로나19로 상당히 긴 마음의 겨울을 지났다. 드디어 마음의 봄을 느낄 수 있는 시기에 꽃을 주제로 기획전을 열게 되어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도 장서들 가운데 숨겨져 있는 다이아몬드를 발굴해 진가를 알리고, 또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도서관 소장자료의 가치를 지키고 확장하는 소임을 즐거운 마음으로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막 행사에서는 김종구 작가의 작품 제작 퍼포먼스 외에도 나태주 전 한국시인협회 회장의 시 낭송이 있었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