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선창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

뒤늦게나마 제주 4·3 사건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9회 제주4·3평화문학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이 출간됐다. 저자 양경인은 4·3 사건을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였던 1987년부터 5년 동안 끈질긴 채록과 집요한 취재를 거쳐 제주 여성운동가 김진언의 삶을 복원해 냈다. “내가 죽으면 발표하라”는 김진언 할머니의 뜻에 따라 20여년 만에 펴내는 그의 생애는 해방 전후 여성운동의 공백을 메우는 소중한 기록이자 시대의 비극에 온몸으로 저항한 한 인간의 이야기다. 저자는 이데올로기와 낙인을 걷어내고, 단단한 꿈과 희망을 지닌 한 여성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자신의 해방을 찾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보인다.

■ 선창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
양경인 지음 | 은행나무 펴냄 | 216쪽 |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