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역사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 일본 교과서에 강력 항의

2022-03-30     김혜경 기자

일본 문부과학성이 29일 오후 열린 교과서 검정심의회에서 내년부터 사용될 239종의 고등학교 교과서를 통과시킨 가운데, 자국 중심의 역사관으로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서술에서 일본군, 종군 등의 표현이 삭제됐고, 일제의 조선인 노동자 ‘강제연행’은 ‘동원’이나 ‘징용’으로 수정됐다. 지난해 4월 스가 요시히데 내각에서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채택한 정부 공식입장을 그대로 따른 결과다. 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주장도 강화됐다.

교육부와 외교부는 즉각 성명을 내 대응했다.

교육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로 “한일 양국 협력은 미래 세대를 위한 책무이며,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 겸허해야 한다”라고 제안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역사왜곡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것에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 시정을 요구했다.

외교부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및 강제징용 문제 관련 표현이 강제성을 희석하는 방향으로 변경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아베 정권 이후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궤변을 이어가더니 급기야 교과서에서 군의 개입을 부정하기에 이르렀다며, 1993년의 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천명해 온 일본의 자기 부정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조선인 노동자들의 강제연행을 부정하는 것은 식민지 지배에 따른 반인륜적 범죄 행위에 대한 세계사적인 반성의 흐름마저 부정하는 일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