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책을 내고 싶다면 출판사에 ‘이것’을 보내라

2021-11-02     안지섭 기자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출판할 수 있는 시대다. 과거 대학교수, CEO, 전문 작가들의 책들이 서점 매대를 장식했다면, 요즘은 일반인들이 낸 책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아무나 책을 출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출간 경력이 많지 않은 작가들은 자신의 원고를 책으로 만들어줄 출판사 여러 곳을 찾아다닌다. 출판사는 유명 작가들의 투고는 환영하지만, 초보 작가들의 투고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판매 가능한 원고인지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

편집자들은 저자들의 무례한 원고 청탁에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다. ‘먼저 전화 오는 출판사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메일 제목으로 빨리 원고를 읽으라고 강요하는 저자부터 ‘오탈자투성이’ 원고 투고까지 매일 조악한 느낌의 원고들이 편집자 이메일 함에 쌓인다. 출판 기획부터 원고 검토‧작가 관리‧마케팅까지 모든 업무를 총괄해야 하는 편집자가 작가가 쓴 원고를 모두 정성스럽게 검토하기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출판사에서는 원고가 담긴 메일을 받을 때 원고의 주제나 콘셉트를 알 수 없으면 거르는 경우가 많다.

편집자들과 출판 경력이 있는 작가들은 ‘출간 기획서’를 원고와 같이 보낼 것을 권유한다. 출간 기획서란 저자가 자신의 원고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담긴 문서다. 책 『제발 이런 원고는 투고하지 말아주세요』의 저자 김태한씨는 “누군가 이 원고에 대해 물었을 때, 적어도 한 문장 또는 두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물론 두 문장 이상으로 설명이 늘어날 수는 있다. 하지만 적어도 모든 문장을 버려도 아쉽지 않을 만큼 앞의 두 문장에는 핵심 콘셉트가 담겨 있어야 한다”고 전한다.

『내 글도 책이 될까요?』의 저자 이해사는 출간 기획서에 담겨 있어야 할 요소에 대해 ‘주제’ ‘주제의 방식 구현’ ‘저자 약력’이라고 말한다. 그는 “특정 주제를 구현하는 방식이 다양할 수 있는데 이게 결국 책으로 출간되느냐 마느냐의 결정적 부분”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작가 약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저자가 책을 내면 사줄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판별하기 위함이다.

어설픈 출간 기획서는 아예 쓰지 않는 게 낫다. 이해사는 “출간 기획서로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면 원고는 열어 보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럴 때 어설픈 출간 기획서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다”며 “출간 기획서는 정성을 다해 작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