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방금 떠나온 세계』

‘방금 떠나온 세계’라는 제목은 이 소설집을 관통하는 ‘공간적 정서’이다. 벗어났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 기시감. 여전히 그 세계를 맴돌 수밖에 없는 무력감. 이러한 정서들이 김초엽의 두 번째 소설집을 지배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러한 공간적 정서는 인물들의 내면적 정서와 맥이 닿아있다. “사랑하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신에게도 있나요?” “이곳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들이 이곳을 덜 미워하게 하지는 않아”라는 책 속의 문장들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지구 끝의 온실』 등의 책을 통해 한국 문학의 미래로 떠오른 김초엽이 두 번째 소설집으로 다시 한번 독자들의 마음을 가져간다.

■ 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지음│한겨레출판 펴냄│324쪽│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