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우리가 또라이 감별사가 돼야 하는 이유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에서 살아남기』

2021-05-30     전진호 기자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뭐 이렇게 얍삽하고 이해타산적인 사람이 있나 싶어 화가 나는가? 하지만 위선형 또라이가 전부 이런 부류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성급하다. 세상에는 전혀 이해타산적이지 않고 엉큼한 마음도 품지 않는 위선형 또라이도 있으니까. 뭔 소리인가 싶겠지만 이 또라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진짜 선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들이 생각하는 최상의 친절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폭력이 될 수 있다. 이들은 흔히 “다 너 좋으라고 하는 일이야.”라고 말한다.<26쪽>

무해형 또라이가 남에게 피해를 끼쳤다고 말하는 경우는 자신의 눈에 그 피해가 보이는 경우뿐이다. 자기가 던진 돌이 우연히 남을 맞혔는데 시야가 좁거나 시력이 약해서 돌 맞고 피를 흘리는 피해자를 보지 못했다면 무해형 또라이의 기준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끼친 것이 아니다. 또한 이들은 간접적인 피해를 피해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들은 아동 포르노를 소지하는 일이 남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치지 않는 행위인데 도대체 왜 나쁜지 이해하지 못한다. 아동 포르노를 소지하려는 수요가 또 다른 아동 포르노 피해자를 낳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 들지도 않는다.<76쪽>

‘숨만 쉬지 않으면 좋은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운전대만 잡으면 돌변하는 사람처럼 어떤 조건하에서만 또라이 기질이 발동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과는 가능한 한 해당 조 건에서는 함께 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싸움을 피하기 위해 정치, 야구, 종교 이야기를 자제하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또라이 같은 면도 있고 좋은 면도 있다. 인간의 좋은 면이 아닌 또라이 같은 면만 본다면 이 세상은 또라이 지옥이 될 것이다. 웬만하면 또라이를 못 본 척할 수 있는 내공을 기르자.<260~261쪽>

[정리=전진호 기자]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에서 살아남기』
카레자와 카오루 지음 | 이용택 옮김 | 니들북 펴냄 | 272쪽 | 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