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사별을 딛고 일어선 이의 따스한 위로『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2021-04-22     전진호 기자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내게 주어진 시간 앞에서 그런 자세와 태도를 늘 견지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나는 무엇을 위해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가? 이 질문에 의미 있는 답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내 삶의 화두다.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이곳의 현실을 기반으로 다가오는 날들을 활기차게 맞이하려고 한다. 활기를 잔뜩 불어넣은 채로 내일을 상상한다.<63쪽>

우리의 삶에도 여백이 많아야 하는 일의 가치가 돋보인다. 삶의 여백이 게으름이나 나태를 뜻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무줄을 팽팽히 당기고 있을 때는 다른 일을 전혀 할 수 없고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다. 줄을 느슨하게 해야 비로소 여유가 생기는 이치와 같다.<80쪽>

정맥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때 인연의 한 끝을 물고 잔잔한 물살을 통통 튀며 날아가는 새가 있다. 새는 품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스스로 안다. 하늘을 나는 새는 비에 젖지 않는다. 새는 비와 비 사이로 인연을 물고 날아다닌다. 비 오는 날 몸이 비에 젖을 때 어떤 마음이 드는지 나는 안다.<121쪽>

마음의 평화란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같아서 손에서 놓쳐버리면 금세 본색을 드러냅니다. 눈에 들어오는 저 풍경이 평화롭다고 느끼는 것은 두 손을 모아 저곳을 보고 듣는 내 눈과 귀를 조심스럽게 감싸 안았기 때문일 겁니다.
다시 풍경 너머 안부를 묻습니다.<125쪽>

[정리=전진호 기자]

『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김삼환 지음 | 마음서재 펴냄 | 304쪽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