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톨스토이가 해설한 세계의 지혜 『인생 독본』

2021-01-28     전진호 기자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레프 톨스토이가 구상에서 집필까지 15년에 걸쳐 300명에 가까운 사상가, 철학자, 종교 등의 사색과 통찰이 깃든 말과 글을 자신의 글과 함께 일기 형식으로 구성한 책이다. 톨스토이가 인간과 세계를 탐구하며 깨우친 진리에 대한 신념과도 같은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

처음 책을 펼치면 나오는 1월 1일에 해당하는 장에는 이런 글이 있다. “사소하고 불필요한 것을 많이 아는 것보다 정말 좋고 필요한 것을 조금 아는 것이 낫다.” 그리고 그 아래로 여러 명언들이 담겨 있다. “인간은 반추동물에 속하므로 그저 많은 책을 자신 안에 욱여넣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삼킨 것을 잘 새김질해 소화하지 못한다면 책은 힘도 양분도 될 수 없다.”(로크) “수많은 저자의 잡다한 책으로 인한 혼란과 모호함을 주의하라. 유익한 것을 원한다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책에서 지성의 양식을 얻어야 한다.”(세네카) 그리고 톨스토이는 이에 대해 이렇게 덧붙인다. “물질적 독극물은 대부분 맛이 불쾌하지만, 저급한 신문이나 악서 같은 정신적 독극물은 종종 달콤하다.” 

1월 5일에 해당하는 장에는 이런 글이 있다. “사람들이 들어찬 건물에서 누군가 ”불이야!“하고 외치면 모두 한꺼번에 문으로 몰려들어 수십 수백명이 죽기도 한다. 말로 인한 명백한 해악도 그렇다. 우리의 말 때문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눈앞에 보이지 않더라도 해악은 크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총상은 나을 수 있지만 혀로 입은 상처는 절대 아물지 않는다.”(페르시아 격언) “남의 험담을 들을 때 맞장구치지 마라. 끝까지 듣지 말고, 들었더라도 잊어라.”(동양의 금언) 등과 같은 금언들이 있다. 톨스토이는 이에 대해 이렇게 덧붙인다. “말로써 서로에게 나쁜 감정을 불러일으켜 단결을 깨뜨리지 마라.” 

톨스토이는 이 책을 백번 넘게 퇴고하며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비서에게 이런 글을 썼다. “사람들이 왜 『인생 독본』을 읽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군, 날마다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보다 더 귀한 일이 있을까? 이 책은 정말 훌륭한 책일세. 내가 엮었지만, 나 자신도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언제나 정신적으로 고양되는 것을 느끼네.” 톨스토이가 해설한 세계의 지혜를 읽어보자.  
 
『인생 독본』
레프 톨스토이 지음│우진하 옮김│리더스북 펴냄│412쪽│1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