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팬데믹의 한해를 돌아보며 한국사회에 묻는다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2021-01-13     안지섭 기자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전세계 코로나19 현황판은 참혹한 재난서사에 다름없다. 거기 적힌 숫자들은 재난이 재난으로 엄중히 감각되지 않고 실패가 실패로 통렬히 인정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리는 메시지이다.<4쪽>

코로나19 이후 사회의 전망에 돌봄의 민주화가 빠져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는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는 더없이 소중하다. 그럼에도 지금의 돌봄 민주주의나 돌봄뉴딜 논의에서 아쉬운 점은 코로나19의 원인을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자원에 대한 약탈 및 착취로 진단하면서도 과연 현재의 자본주의 생산체제하에서 돌봄민주주의가 실현되고 돌봄에 대한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를 질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63쪽>

코로나19는 일정한 고비를 넘기면, 즉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이 성공하거나 생물학적인 집단 면역력이 어느정도 확보되면 어떻게든 일상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티핑 포인트를 넘어선 기후변화는 아마도 수십년 이상 격심하게 증폭되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더욱 힘들게 만들 것이다.<71쪽>

코로나19로 학교급식이 멈추면서 가장 먼저 피해를 본 이들은 집에서 밥을 하는 내가 아니라 학교급식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농가였다.<171쪽>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의 길』
황정아 외 지음│창비 펴냄│280쪽│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