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여자들의 책 읽기는 무엇을 만드는가 『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

2020-09-26     전진호 기자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한국 사회에서 결혼한 여자의 전형은 아내, 엄마, 며느리, 아줌마이지 일하는 여자가 아니다. 여자들은 어렵게 회사에 들어가도 결혼 후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경력 단절 여성이 되는 경우가 많다. (중략) 대부분의 여자들은 능력과 상관없이 모성이라는 굴레에 매여 육아에 매달리느라 조직과 사회로부터 단절된 채 살아간다. 점점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가정에서 아내, 엄마, 며느리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생각할 때 그녀들의 자존감과 가족과의 긍정적인 관계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중년의 여자들은 자녀들이 엄마의 도움이 필요 없는 독립적인 존재가 되면 큰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육아와 직장을 병행해야 하는 한국 사회의 여자들에게는 독서를 통한 자아 성찰과 더불어 다른 사람들과의 긍정적인 소통이 더욱 중요하다. 여자들에게 독서 모임을 통한 ‘함께 책 읽기’를 경험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어른의 책 읽기는 인생의 경험만큼 배경지식이 생겨서 청소년기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내용을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책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아 제2의 인생을 만나기도 한다. 

직장에서 4년째 참여해온 여자 동료들과의 독서 토론 모임에서 읽은 책들과 토론하기 좋은 책들을 나와 타인이라는 기준으로 선별해 책에 담았다. 책을 읽고 느낀 개인적인 사유와 토론한 이야기를 담아 에세이 형식으로 책을 썼다.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함으로써 우리는 책을 더욱 입체적으로 깊게 읽을 수 있다. (중략)

여자들이 독서 토론을 하면 인생에서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는 시기에 자아를 긍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고 타인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략) 중년에 독서 토론을 통해 내가 깨달은 자아와 인생에 대한 성찰과 긍정의 힘을 이 책을 통해 독자들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7~11쪽>

『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
손문숙 지음│HCbooks 펴냄│236쪽│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