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일·육아·교육이 어려운 이유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2020-09-01     서믿음 기자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각종 육아·교육 지원 제도와 기술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교사의 번아웃은 줄지 않고” “과잉행동장애 또는 품행장애를 진단받는 소아·청소년과 학생들로부터 괴롭힘과 폭력을 당하는 교사의 수는 증가한다.”

벨기에의 저명한 정신분석학자인 저자는 우리 주변의 여러 심리사회적 징후를 꿰뚫는 개념으로 ‘권위’, 정확히는 ‘권위의 부재’를 지목한다. 여기서 권위란 ‘권위주의’나 ‘권력’으로의 권위가 아닌 “인간관계를 규제하는 기능”을 말하는데, 저자는 이런 권위가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더 나은 사회 구성의 근간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자녀에게 ‘가장 좋은 친구’로 다가가는 부모의 모습에 우려를 표한다. 양육자라면 “확실한 권위자의 위치”에서 훈육해야 하는데 친구로 다가가면서 불필요한 주도권 다툼과 갈등을 낳기 때문이다. 저자는 권위를 인정받는 방법을 모르는 어른들의 모습에 우려를 표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강조하는 권위는 무엇일까. 저자는 수평적 조직 구조를 재편해 혁신에 성공한 브라질 기업 ‘셈코’를 예로 들며 이전과는 다른 원천에서 신뢰를 회복한 ‘수평적 권위’를 강조한다. 그러면서 권위 모델의 변화는 부모상, 교사상, 경영자상의 변화를 함께 견인한다며 내가 어떤 시민으로, 어른으로 관계 맺고 공동체에 속해 살아갈 것인가 하는 고민과 깊이 연결된다고 말한다.

이 시대에 필요한 수평적 권위란 무엇이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상세한 가이드라인이 책에 담겼다.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 이승욱·이효원·송예슬 옮김 | 반비 펴냄│344쪽│1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