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에서 ‘개인’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법
‘공동체’에서 ‘개인’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법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8.17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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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사람을 한자로 지칭할 때, 왜 ‘인’(人)이 아니라 ‘인간’(人間)으로 표기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을 진정으로 사람답게 하는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있다고 믿는 오래된 생각 때문에 그렇다.

한국 사회는 언제나, 늘 ‘공동체 정신’을 강요하고 강조한다. 문자 그대로 대동단결(大同團結). 자고로 큰일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야 한다. 슬픔은 나누면 절반으로, 기쁨은 나누면 곱절이 된다는 말 역시 마찬가지의 의미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개인을 개별적 존재로 바라보지 않고, 그가 속한 공동체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유기체적 존재로 파악했다. 다시 말해 개인을 고유의 본성과 가치를 지닌 삶의 단독자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개인이 몸담고 있는 집단의 목적과 필연적 관계를 가지는 존재로 생각했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그러니까 바야흐로 ‘개인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의 가치관으로 대입해 봐도 그럴까?

책 『개인의 시대가 온다』의 저자 서준렬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개인이 힘을 가진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기술, 문화, 제품과 서비스, 사회와 경제의 구조가 모두 개인을 향하고 있다. 사회·문화 역시 개인에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며 “과거에는 무조건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편입되기를 강요받았지만 이제 젊은 사람들은 혼자서 살아가는 ‘비혼’과 ‘1인 가구’를 선택한다”고 말한다.

이어 “최근 몇 년 사이 불어 닥친 퇴사 열풍도 결국 그 본질은 ‘개인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집단에 대한 충성을 받아들일 수 없는 세대는 자기 자신을 삶의 중심으로 세우기 시작했고 그 예정된 결론은 ‘퇴사’로 이어지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정한 고용시장은 ‘집단의 시대’에서 ‘개인의 시대’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시켰다”고 진단한다.

저자의 진단처럼 코로나19 이후 실업자가 21년 만에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간단해진다. 개인의 시대에서 직장인(혹은 구직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개인이 자유롭게 일하면서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하는데, ▲개인이 ‘브랜드’이자 ‘플랫폼’이 돼 삶의 주도권을 갖고 살아가기 ▲주어진 일을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선택해서 일하기 ▲관계를 유연하게 맺고 끊는 ‘느슨한 연대’ 추구하기 ▲직업, 기술, 학문의 경계를 오가며 나만의 콘텐츠 확장하기 등이다.

이제 우리는 앞선 논의를 다음과 같이 재정리할 수 있다. 우선 ‘나’라는 개별적 존재가 모여 가족을 이루고, 그 가족이 사회와 국가를 구성하게 된다. 이 말을 뒤집어 생각하면, 국가는 고유한 본성과 가치를 지닌 개개인의 국민을 보호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존립할 수 있는 체계이다. 하지만 우리 문화는 늘 먼저 부모에게 효도하고, 스승을 공경할 줄 알아야 하며, 국가와 조직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라는 말없이.

공동체 중심 사고가 무조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사고방식이 낡고 오래돼 이제는 시대의 상황에 맞게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걸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개인의 시대에는 곧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공이다. 그 개인의 가치가 극대화될 때, 과거의 삶이 제시했던 패러다임을 넘어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첫 번째 교육은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를 뜨겁게 사랑해야 한다는 걸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한 가르침이 결국 독자적이며 창의적인 능력을 갖춘 직업인으로서 성장하고, 생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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