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마케팅, 먼저 ‘사람’을 잡아야 한다
출판 마케팅, 먼저 ‘사람’을 잡아야 한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8.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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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책은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팔아야 한다. 그런데 책을 잘 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형출판사에서 8년째 마케터로 일하는 ‘프랭크’는 책 『독립출판 제작자를 위한 대형서점 유통 가이드』에서 가장 먼저 ‘사람’을 잡으라고 말한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대형 오프라인 서점에 더 많은 책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당 서점의 본사 구매 담당자를 공략해야 한다. 구매 담당자와 처음 만나는 자리를 ‘신간 미팅’이라고 하는데, 특히 이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야 한다. 이 자리에서 서점이 받을 물량(신간 배본 수량)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미팅에서 신간 배본 수량을 많이 받아 냈다는 것은 구매 담당자의 마음에 들었다는 의미이다. 곧 더 많은 책이 전국 매장에 깔린다는 뜻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구매 담당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미팅 시 책의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책을 구매할 핵심 독자층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구매 담당자의 비판에 대해서는 반박하기보다는 책이 가진 장점을 더욱 어필하는 것이 좋다. 

한편, 평대에 누워있는 책과 서가에 서 있는 책은 판매량이 다르다. 당연히 누워있는 책이 더 잘 팔리기 마련이다. 대형 오프라인 서점에서 신간은 일정 기간 평대에 배치된 후 서가에 꽂히는데, 책이 더 오랫동안 누워있게 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지점들에 찾아가 매장 담당자와 친해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스24, 알라딘, 인터넷교보문고 등 온라인 서점에서는 MD(merchandiser)와의 미팅에 신경 써야 한다. MD는 홈페이지 메인 페이지에 노출할 도서를 결정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홍보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MD와 미팅을 위해서는 먼저 MD에게 이메일을 보내 약속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약속 시간에 맞춰 ‘증정’ 도장을 찍은 신간 2부와 보도자료 1부를 지참해 본사로 방문한다. 알라딘은 충정로, 예스24는 여의도, 인터넷교보문고는 파주출판단지에 본사가 있다. MD들은 하루에도 수십명의 출판 마케터를 상대하므로 미팅 시 책 내용 전부를 설명하기보다는 1~2분 정도로 간략하게 도서의 특장점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책이 MD 마음에 들 경우 홈페이지 메인 페이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동네책방을 공략해보는 것도 좋겠다. 2015년 기준 97곳이었던 전국의 동네책방은 올해 650여곳으로 그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모든 동네책방에 책을 유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책과 어울리는 동네책방을 선별해 직접 찾아가거나 책방지기에게 정성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보자.   

한편, 수많은 납품처를 일일이 찾아가 사람을 만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이 외의 납품처는 출판 도매상을 통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도매상은 지역 서점과 기관, 도서관 등에 도서를 공급하는 업체다. 사람을 만나고, 계약서를 주고받고, 택배를 발송하는 등의 일을 대신해준다. 

다만, 도매상과의 거래에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공급률(책 한권이 팔리면 출판사가 받는 돈의 비율)을 인하할지언정 어음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어음이란 지금 당장 돈을 줄 수 없으니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지급하겠다는 약속 증서다. 도매상이 약속한 날짜까지 현금을 확보해놓지 못해 부도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례로 2017년 1월에 만기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가 난 도매상 ‘송인서적’은 이후 인터파크에 인수됐으나 올해 다시 경영 악화로 법원을 통한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어음 거래는 출판사에 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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