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이 책은 회화의 출발부터 위대한 화가의 전형적 모습까지 방대한 서양미술사의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으로 조망하고 있다. 특히 예술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과 함께 미학의 관점에서 회화가 올바르게 평가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회화 미학 교양서이다. 서양미술사에서 찾아낸 회화의 문법에 대해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펼쳐보자.
예를 들어 사원 입구 문에 주저앉아 있는 ‘절름발이의 치유’(The Healing of the Lame Man)를 그린 이 유명한 그림에서와 같이 라파엘로가 고상한 작품 속에 보기 흉한 것을 들여놓았을 때, 그는 불구자라는 인물 특유의 결정적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단순히 사고로 인한 불구의 이미지를 지워버리고 오직 불쌍함과 가련함을 나타냄으로써 불구의 모습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시각 효과를 상쇄시키고 그림의 분위기를 고양시켰다.<41쪽>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설명하는 오이디푸스’(Oedipus Explaining the Enigma of the Sphinx) 작품을 보라. 화가는 어떤 개별적인 강조점들을 얼마나 대단한 예술적 방법으로 독특한 형태의 순수성과 혼합했던가! 옆모습의 보이지 않는 곡선을 통해 그림의 주인공이 어떤 조상(彫像)처럼 보이지 않게 했다. 꼿꼿이 세운 머리 아래 나타난 목의 근육을 표현하는 주름이며, 마르고 신경질적인 무릎 안쪽의 오금, 피곤한 모습들을 과거 조각가들은 감히 시도도 못했을 것으로 보일 정도로 생생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155~156쪽>
반 고흐는 샤를 블랑의 색채이론에 따라 보색 관계로 화면을 구성했다. 이 작품은 청색 하늘과 보색관계인 노란색을 대비함으로써 색을 통해 단순한 색의 재현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려는 것이었다.<200쪽>
『교양 서양미술』
샤를 블랑 지음│정철 옮김│인문산책 펴냄│372쪽│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