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청’ ‘구라청’ 기상청 향한 분노... 원인은 비난본능?
‘오보청’ ‘구라청’ 기상청 향한 분노... 원인은 비난본능?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8.13 08:2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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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거대 제약 회사가 말라리아를 좀처럼 연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수면병처럼 아주 가난한 사람만 공격하(지만 돈이 되지 않)는 질병도 아예 연구하지 않는다.” 수년 전 세계적 석학인 한스 로슬링이 어느 대학 강의실에서 전한 말에 학생들은 분노했다. 학생들은 경영진과 주주의 탐욕과 이기심을 문제의 원인으로 간주하면서 “(제약 회사) 사장의 면상을 갈겨야 해요” “아니에요. 이사들 면상을 갈겨야죠” “결국 (공개 기업의) 결정권을 쥔 사람은 주주예요. 부자 주주들을 처단해야 해요”라며 힐난의 언어를 쏟아냈다. 생명을 살리는 제약 회사 본분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비난과 함께. (사실 제약 회사의 주요 주주는 정부가 관리하는 ‘은퇴 연금’이었고, 제약 회사의 수익성이 하락할 경우 은퇴자금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학생들에게 쉬운 비판을 자제하라는 가르침을 주기 위해 한스 로슬링이 제기한 예시였음.)

이번에 그런 비난의 대상이 된 건 다름 아닌 기상청. 올여름 폭염을 예보했으나 선선한 날씨가, 장마 종식을 예보했으나 유례없이 긴 장마가 이어지는 등 날씨 예보가 번번이 빗나가면서 큰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과 함께 “기상청 없애고 선진국 기상청 임대하는 게 현명할 듯” “기상청 월급 삭감해라” “장비는 좋은데 분석이 X판”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실제로 최근 외국 기상 정보 앱 검색은 크게 늘었다. 네이버에 따르면 미국 기상 정보 앱 ‘아큐웨더’ 검색량은 지난 4월 577만회에서 지난 7월 3,410만회로 5.9배 늘었다. 같은 기간 체코 기상 앱 ‘윈디’ 검색량 역시 476만회에서 1,110만회로 2.3배 증가했다.

그렇다면 국내 기상 예보 능력이 정말 외국보다 뒤처질까? 일부 국가보다 뒤처진 건 사실이지만, 그 격차가 현저한 수준은 아니다. 감사원의 「기상예보 및 지진통보 시스템 운영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상 예보 오차율(5일 전 예보)은 43.7%로 EU(37%)보다 높고 영국(41.6%), 일본(45.5%), 캐나다(43.2%)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사실 기상청은 지난 10년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예보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2011년엔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 Korean Integrated Model) 개발에 착수(946억원 투입)했고, 2014년엔 170억원대 슈퍼컴퓨터 4호에 이어 520억원을 들여 슈퍼컴퓨터 5호를 도입했다. 지난 4월엔 KIM 개발을 마친 후 실전 도입해 전 세계에서 아홉 번째(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캐나다)로 독자적인 수치예보모델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슈퍼컴퓨터가 분석한 자료를 분석할 기상 예보 전문가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그간 순환 근무에 따른 예보관의 전문성 하락이 오래 지적받아온 만큼 지난해 예보 업무만 전담하는 전문직공무원 제도를 마련했다. 기상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10여명의 전문직공무원이 예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상당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날씨를 예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을 거론한다. 지구 전체 기온이 상승하면서 날씨 예측에 변수가 많아졌다는 것. 이번 최장기간 장마와 관련해서도 기상청은 북극의 이상고온으로 형성된 ‘블로킹’(고위도 지역에서 느리게 이동하는 온난 고기압)으로 인해 중위도로 유입된 고위도의 찬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과 만나 긴 장마를 유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비난 여론은 크게 일었는데, 이와 관련해 기상청 관계자는 “더 노력해야 할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만 국내 기상예측력이 해외에 뒤지지 않는다. (노르웨이 기상청 정보 등이 주목받는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 날씨를 예측하는 해외 기상 정보가 정말로 신뢰할만하다면 돈을 주고서라도 가져오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랜 시간 직접 비교해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며 “향후 KIM 데이터가 축적되면 상황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기상 예보 전문가는 “예보 오차는 기상선진국도 어쩔 수 없는 문제다. 해외의 경우 어느 정도의 날씨 예보 오차는 눈감아주는 편인데, 우리나라는 그런 부분에 유독 엄격하다. 비난에 위축된 예보관은 보수적 예측(정확하기보다는 안전한)을 하기 마련이고, 그럼 국민은 그걸 다시 틀린 예보로 받아들이기 쉽다”고 지적했다.

기사 초반에 언급한 제약 회사 이야기와 관련해 한스 로슬링은 책 『팩트풀니스』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받는 질병을 제대로 연구하지 않는 현실과 관련해 비난받아야 할 사람은 사장도, 이사도, 주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상만 보고 하는 쉬운 비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 이어 그는 “문제가 생기면 비난할 개인이나 집단을 찾지 마라. 나쁜 일은 애초에 의도한 사람이 없어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그리고 그 상황을 초래한, 여러 원인이 얽힌 시스템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데 힘을 쏟아라”라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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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0-08-14 23:20:03
돈 받고 기사 썻나

동동 2020-08-15 19:15:06
당장 5 분뒤 날씨도 틀리는데 무슨 ㅋㅋㅋ 한두번이여야지 몇주째여

이상헌 2020-08-13 14:13:23
자영업자는 죽으라는거냐.....? 어찌 매일 틀리냐...

김용호 2020-08-27 08:55:18
뭔 개소리야 기상청이나 이 글쓴 놈이나 ㅂㅅㅇㄱ하고있네

ㅋㅌ 2020-08-28 18:13:29
이름과 달리 믿음이 안가는 기사를 쓰시네